들어가며

보스턴 셀틱스와 마이애미 히트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보스턴이 시리즈를 4-1로 잡으면서 끝을 맺었습니다. 보스턴이 한게임을 내줬지만 안방에서 5차전 승리를 가져오면서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는데 이번 주제에선 보스턴의 달라진 농구 스타일과 그동안 마이애미 히트에게 고전했던 지역방어를 대응하는 보스턴의 오펜스 전략 몇 가지를 같이 살펴보려 합니다.

4OUT? 5OUT?

다음 상황은 히트의 지역 방어를 공략하기 위한 보스턴의 공격 스킴입니다. 수비의 형태를 보면 히트는 현재 지역 방어를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볼 핸들러인 즈루가 45도 지역에서 볼을 쥐고 있는 상황. 테이텀이 스트롱 사이드 코너로 이동을 하고 즈루가 테이텀에게 패스를 건낼 경우 볼이 이동하는 방향에 맞춰 마이애미 역시 수비자들의 위치를 조정하게 됩니다.

지역방어의 특징은 이렇게 볼의 움직임에 따라 수비의 대열(형태)이 가변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쉽게 말해 볼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수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수비가 바뀌는 과정에서 던컨 로빈슨이 테이텀을 매치업으로 만났을 때 사이즈와 힘 모두 밀리는 로빈슨을 상대로 테이텀이 백다운 공격을 실행할 경우 높은 확률로 실점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을 우려해 근처에서 즈루를 마킹하던 델론 라이트가 테이텀에게 도움수비를 갑니다.

더블팀에 대한 대처가 준수한 테이텀의 경우 저 상황에서 침착하게 다시 공을 바깥으로 빼주는데 이 상황에서 순식간에 즈루에게 오픈 찬스가 생깁니다. 즈루의 3점을 의식한 하이스미스는 빠르게 도움 수비를 갈 수 밖에 없고 여기서 보스턴은 3점 생산을 위한 스윙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외곽에 위치한 선수들이 모두 3점을 던질 수 있는 자원들이기 때문에 즈루를 거쳐 프리처드, 프리처드가 하우저에게 공을 건냅니다. 2명의 외곽 수비가 3명의 외곽 자원을 막아야 하므로 수비자의 대응이 스윙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

스윙을 돌리는 과정에서 빅맨인 호포드 역시 3점을 던질 수 있지만 리바운드 참여로 세컨 기회 득점을 노리기 위함과 코너에서 슛을 올라갈 때 하우저의 슛을 러브가 컨테스트 하지 못하게 동선을 잠궈주는 역할도 동시에 진행됩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빅맨의 경우 덩커 스팟에 자리를 잡고 4명의 선수가 외곽에서 공격을 디자인하기 때문에 4OUT 오펜스 전술이라 부릅니다.

Video Player

재생 에러 : 다운로드 실패 또는 지원하지 않는 형식입니다.

Download File: https://media.fmkorea.com/files/attach/new4/20240502/6987357813_494010299_f5f2dd7badf85daeaf05a451596a5c41.h264.mp4?d

00:00

00:00 / 00:00

1.00x

• 2.00x
• 1.75x
• 1.50x
• 1.25x
• 1.00x
• 0.75x
• 0.50x
• 0.25x

보스턴이 단순하게 3점을 많이 던지는 팀이라고 볼 수 있지만 위 내용을 인지하고 다음 장면을 본다면 조금 더 보스턴의 농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공격 장면은 오늘 5차전 경기에서 나온 장면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굉장히 비슷한 상황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트롱 사이드 코너에 볼을 투입시켜 미스매치 상황을 만들고 지역 방어를 쓰는 상대에게 도움 수비라는 이지선다를 제시하는 보스턴의 공격 전술입니다.

히로를 매치업 헌팅하는 브라운에게 마틴이 도움 수비를 가자 브라운은 즈루에게 볼을 뿌립니다. 앞선 장면에서 디테일하게 설명을 했으니 볼을 받은 즈루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마이애미의 수비와 이후 보스턴의 패스 동선을 쉽게 예측하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즈루가 볼을 잡자 아데바요가 커버를 들어오고 이 상황에서 즈루의 디시전에 따라 공격이 갈리게 되는데 현재 상황에선 반대편 위크 사이드에 위치한 테이텀과 화이트가 오픈 상황을 맞이하고 있고, 스윙을 통해 3점을 만드는 보스턴의 공격 특성상 제가 표시한 동선에 맞춰 코너에 화이트가 3점을 시도하는 것을 예상할 수 있지만 즈루는 여기서 스윙이 아닌 드라이브를 선택합니다.

페인트 존으로 수비를 모아놓은 좁아진 수비 대형에서 드라이브&킥아웃을 활용해 반대편 위크 사이드 코너에 위치한 화이트에게 즈루가 볼을 건내고 화이트가 득점에 성공합니다.

브라운이 패스를 하고난 이후 라이트가 위크 사이드 화이트를 마킹하고 히로 페인트 존 패킹을 도왔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수비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수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히로와 코너에 싱글 사이드 상황이 만들어지자 지체 없이 킥아웃을 통해 3점을 만들어내는 보스턴의 영리한 3점 공격 세팅이라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Video Player

재생 에러 : 다운로드 실패 또는 지원하지 않는 형식입니다.

Download File: https://media.fmkorea.com/files/attach/new4/20240502/6987357813_494010299_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h264.mp4?d

00:00

00:00 / 00:00

1.00x

• 2.00x
• 1.75x
• 1.50x
• 1.25x
• 1.00x
• 0.75x
• 0.50x
• 0.25x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 처럼 매치업 헌팅을 통한 미스매치를 만들고 상대에게 도움 수비를 강제하는 미끼를 던진 다음, 상대가 도움 수비를 갈 경우 볼을 바깥으로 빼 외곽에서 스윙을 통해 득점을 만들거나 킥아웃을 통해 3점 공격을 디자인하는 것이 보스턴이 추구하는 3점 공격 농구의 특징입니다.

정리

마이애미에 워낙 부상자가 많았고, 기본적인 전력차가 많이 났던 시즌인 만큼 다소 싱겁고 아쉽게 느낄 수 있는 분들이 대다수라 생각하지만 보스턴의 농구를 계속 봐왔던 제가 느낀 부분은 확실히 마줄라 감독이 지난 히트와의 컨파 시리즈를 치르면서 지역방어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숙적이자 난적으로 불린 마이애미와의 혈전을 마친 보스턴이 가장 먼저 동부에서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이후 맞붙게 되는 올랜도와 클리블랜드 승자와 만나게 되는 보스턴은 또 다시 수비 강팀을 상대해야는 상황입니다. 포르징기스가 이탈한 보스턴을 조 마줄라 감독이 어떤식으로 경기를 운영해 시리즈를 이어갈지 앞으로 지켜봐야 하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